미국 애틀랜타 조지아텍(조지아공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이 모(30)씨는 올 가을 한국에 돌아가 인턴십을 할 예정이다. 최근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박사 과정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다 단기간이라도 한국내 취업을 선택했다.
석사 학위만 있어도 쉽게 채용이 됐던 이전과 달리, 미국내 컴퓨터 관련 업계의 취업시장도 꽁꽁 얼어붙으면서 취업이 어려워졌다. 이씨는 "다른 주의 박사 과정에 합격하기는 했지만 현재로선 상황을 보면서 기다리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좋은 기업에 갈 수 있는 기회의 폭이 줄어들고 잇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많은 미국 유학생들이 미국 정착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되돌아 가고 있다. 조지아주립대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백새롬(4학년)양은 "먼저 졸업을 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한국 친구들을 보면 미국내 취업의사가 전혀 없어보인다"며 "문화적인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채용이 많지 않은데다 비자문제도 걸려있어 더욱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시간주립대에서 호텔경영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서 모(30)씨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민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다양한 호텔업계 경력이 있지만, 경기침체로 비자 스폰서를 하려는 기업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 취업도 고려하고 있는 서씨는 "가능하면 미국내 호텔에서 경력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상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건축학과 대학원을 마친 최 모(29)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건축업계 경력까지 쌓았던 신씨는 졸업 후 파트타임으로 일해왔지만 수개월 동안 취업비자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결국 한국행을 결정했다. 최씨는 "이력서를 보내고 인터뷰까지 통과했지만 스폰서를 요구하면 마지막 단계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국 취업시장 노크 = 한국의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유학 출신 등록건수는 6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6%나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396건에서 2분기 407건, 금융위기가 시작된 3분기에는 545건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취업비자 미달 = 올해 전문직 취업비자(H-1B) 접수율이 1개월 14일 동안 미달된 상태다. 올해 4월 1일부터 시작된 H-1B 접수는 학사용의 경우 할당량 6만5000건 가운데 4만5000건에 그쳤다. 지난해엔 접수 첫날 16만건 이상이 접수됐다.
▷유학생 이중고 = 둘루스의 이민법 전문 이영미 변호사는 "예전에는 유학생들이 졸업후 1년까지는 비자 연장이 가능했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졸업 후 90일내 취업을 해야 하는 등 규정이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직원들을 감원하고 있고, 특히나 규정이 까다로운 H-1B 비자의 경우 스폰서를 꺼리고 있다"며 "여전히 1만 5000개의 쿼터가 남아있을 정도로 신청이 줄었다"고 말했다.
미주 중앙일보 애틀랜타=권순우·이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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